
illustrating ‘Hadidian’ futures 사진 출처 www.designboom.com
1999년 창간된 세계 최초의 디자인/건축 온라인 매체인 ‘디자인붐’은 지난해 '신세틱 아키텍처 드림(Synthetic Archtecture Dream)' 이라는 건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초현실적인 도시를 비롯해 외관에서 식물이 돋아나는 건물이나 비정형적 입면과 미래 소재가 결합한 건축물까지 실제로 지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작품을 그려냈다. 디자인붐은 해당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지난 1년간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극적인 혁신은 AI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프로그램의 등장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Manas Bhatia
한편, 마나스 바티아라는 인도의 무명 건축가는 얼마 전 CNN을 통해 비중 있게 보도됐다. 속이 텅 빈 거대한 고목 안에 마치 아파트처럼 주거시설을 배치한 비현실적인 건축 개념도 때문이었다. 바티아는 “예술은 무한한 해석을 가진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예술을 창조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의 두 내용에서 공통으로 사용된 프로그램은 ‘미드저니’라는 프로그램이다. 미드저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였던 데이브 홀츠가 자신의 AI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프로그램으로, 사용자가 채팅창에 영어로 메시지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걸맞은 여러 이미지를 단 1분 만에 그려낸다. 사용자는 이 중 특정 이미지를 선택해 색상이나 형태 등을 바꾸거나 확대·축소할 수 있고 배경과 스타일 등도 변경할 수 있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가 세상에 공개됐다. 챗GPT는 지구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으로 문장을 만들어 내며 세상을 바꿔놓을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챗 GPT는 이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플러그인을 활용한 이미지 생성 AI ‘달리’를 출시했다.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대화하듯 원하는 이미지를 설명하면 이를 분석해 그림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지 생성 AI의 시초가 됐다. 챗GPT를 필두로 작동하는 방식이나 기술은 조금씩 다르지만, 위에 언급한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렸다. 이후 파이어플라이 등 다양한 모델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각기 프로그램이 가진 단점을 서로 보완하며 나날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챗GPT 발표 이후 채 3년도 되지 않은 기간임에도 이미지 생성형 AI를 포함한 다양한 AI 도구의 발전은 약 10년간의 AI 기술 변화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미지 생성 AI가 저마다의 장점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는 무궁무진한 시장성 때문이다. 이미 예술과 공학,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지 생성형 AI를 실무에 활용하고 있고 관련 서비스 또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미지 생성 AI는 미디어와 결합해 여러 비즈니스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미드저니로 광고 포스터를 제작한 바 있으며, 삼성생명은 AI로 이미지를 생성한 영상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건축에서도 설계사무소를 중심으로 이미지 생성 AI를 실무에 도입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이러한 이미지 생성 AI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웹상에 있는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스크랩해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기술의 특성상 저작권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저작권협회에서 기계적 프로세스에 의해 생산된 저작물은 저작권으로 등록하지 않는 만큼, AI로 만들어진 이미지의 저작권 여부는 법과 제도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예술과 창작의 기준도 불분명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미드저니로 만든 작품이 미술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범죄는 지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드러나는 단점도 적지 않지만, 적은 비용으로 무한에 가까운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인간의 영역이던 창작의 단계까지 AI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