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형태의 알루미늄을 접하고 이를 사용한다. 가깝게는 음료수 캔부터 컴퓨터 하드웨어, 크게는 자동차나 선박, 건물의 내, 외장재까지. 때로는 주인공으로, 때로는 조연으로 다양한 크기와 역할을 넘나들며 알루미늄은 어느덧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로 자리매김했다.

알루미늄과 그 화합물은 지표를 구성하는 5대 원소 중 하나로, 지각 전체 질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지각 구성 원소 가운데 철보다도 많고 산소와 규소 다음으로 흔한 광물이다. 하지만 알루미늄을 사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연 상태에서는 다른 원소와 결합하는 특성 때문에 금속 상태의 순수 알루미늄은 발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25년 덴마크의 화학자 한스 외르스테드가 광석으로부터 순수한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고, 이후 1866년 전기분해 제조법이 발명된 이후 공업적으로 사용되며 비교적 최근에 산업화한 금속재료다.
이전까지의 알루미늄은 금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나폴레옹 3세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왕관을 썼고, 연회에서는 계급에 따라 가장 귀한 손님에게 알루미늄 식기를, 그 외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식기로 대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미국도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의사당의 돔과 워싱턴 기념비의 꼭대기에 알루미늄을 썼다. 최근의 알루미늄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비행기나 자동차 등 운송 산업에서 경량화를 위한 철의 대체자로 적극 사용된다. 또한, 효용성과 경량성을 갖춰 건물의 외피를 이루는 커튼월의 재료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으며, 다른 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녹는점이 낮아, 박이나 가는 선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기하학적인 형태로 표현하기도 한다. 알루미늄은 특히 탄소중립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재료 자체가 에너지 집약도가 높아 친환경 에너지 생산 시설에 활용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알루미늄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에도 꼭 필요한 재료다. 또한, 단일 금속 상태인 알루미늄은 가공이 쉽고 부식으로 손실되는 양이 적어 재활용 효율도 높다. 알루미늄 재생에 필요한 에너지는 새롭게 알루미늄을 만드는 에너지의 약 5%에 불과하다. 알루미늄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생활필수품에서 차세대 혁신 제품에 이르기까지 알루미늄이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비결은 이렇듯 다재다능한 금속적 특성 때문이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알루미늄의 위험성은 이것을 가지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 한계가 없다는 것”이라 말했을 정도다. 산업 전반에 걸쳐 유용한 활용도만큼 그 수요 또한 급격하게 증가 중이다. 지속가능 미디어 그린비즈에 의하면 알루미늄은 건설, 전자, 전력 인프라, 운송과 같은 다양한 산업의 필수적인 금속이며, 2050년까지 수요가 거의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해당 금속 소재의 수요 총합이 2023년 기준 1천만 톤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2030년에는 3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50년에 필요한 주요 금속 소재 총량은 7천만 톤 안팎으로 2023년의 7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약 26년 동안 꾸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국제 알루미늄 연구소에 따르면 알루미늄 대한 수요는 2030년까지 약 40%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알루미늄 생산은 2020년 86.2Mt에서 2030년 119.5M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산업 전반에 걸쳐 효용성이 높고 일견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알루미늄의 이면에는 반전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소재는 생산 또는 소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거나 기존의 다른 소재에 비해 오염물질이 적게 발생하는 소재를 의미한다. 그러나 알루미늄의 경우, 채굴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런 까닭에 알루미늄 산업만 놓고 보면 대표적인 탄소 배출 과다 산업으로 분류된다. 알루미늄이 온전한 친환경 소재라고 볼 수는 없다. 알루미늄은 원료인 보크사이트에서 추출한 알루미나를 전기 분해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시킨다. 전기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한 알루미늄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대부분 화석연료에 기대고 있다. 현재 알루미늄 산업은 매년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전 세계 인류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약 2%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도 현재 알루미늄 산업은 전 세계 산업 탄소 직접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는 비슷한 통계를 내놨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1톤의 철을 생산할 때 탄소 배출량은 2~2.5톤이지만 알루미늄은 16.5~16.6톤을 발생시킨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여러 노력이 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가운데, 알루미늄과 같은 명암을 가진 재료를 더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생산 방식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알루미늄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배출 강도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감소되어야 한다. 더불어 기후 영향을 고려한 사회 비전에 걸맞게 저탄소를 위한 여러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