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만날 때

황상규(ISO 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13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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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만날 때

기후환경권을 위한 여러 담론 1편

황상규(ISO 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요즘 ESG 경영이 대세다. ESG 경영이란, 말 그대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분야에 걸쳐 경영 과제를 종합적으로 챙기면서 조직운영과 기업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ESG의 기원은 은행, 연기금 등 국제적인 큰 손 투자자들의 영역에서 출발했다. 초기 일부 깨어있던 투자자 및 투자기관들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도 ESG 경영을 하도록 촉구하는 효과가 있었다. 2006년 UN 책임투자원칙(PRI)이 전 세계적으로 ESG를 고려한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여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이 기구에는 한국의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전 세계 3635개 투자사 및 자산운용사, 투자 관련 전문기관들이 가입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ESG를 강조하고 있는데, 원래 UN PRI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던 이슈들을 보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별로 다양한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 분야는 지속가능한 토지 사용, 플라스틱, 물, 가압파쇄 자원개발, 기후변화와 메탄, 생물 종 다양성 문제 등을 다루고 있고, 사회 분야에선 인권, 노동, 고용관계, 분쟁지역 이슈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이슈로는 투명한 경영과 탈세문제, 경영진 보수, 청렴 부패, 이사선임, 사이버안전 분야가 의제에 포함되어 있다. 


다소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ESG 내용도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UN이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의 목표 체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촌은 지속가능한가?’ 여기에 답을 구하기 위해 1987년 UN 브룬트란트 보고서로 ‘지속가능한발전’이라는 개념을 선언한 지 올해로 37년이 되었다.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 측면의 지속가능성과 경제적인 측면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의 지속가능성으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측면을 동시에 충족하는 발전 개념을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한다. 이른바, 환경, 경제, 사회의 3대 축(Triple bottom line)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ESG경영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UN SDGs의 목표 및 세부 내용과 만나야 한다. UN SDGs는 2015년 전 세계가 추구해야 하는 17가지 목표(빈곤추방, 불평등해소, 기후보호, 환경보호, 교육과 협력 등)와 169개 세부목표를 발표했다. 새천년이 시작되었던 2000년부터 2015년까지의 기간이 밀레니엄개발목표(MDGs)가 통용되던 시대였다면, 2016년부터 2030년까지의 시기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시대가 된 것이다. 


2019년에 진행된 제1회 지속가능발전주간 포스터


몇 년 전 환경부와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UN SDGs와 연계하여 우리나라에서 적용할 K-SDGs를 제정한 바 있는데, 그 취지를 보면 일자리, 노동, 인권, 환경, 취약계층보호, 사회통합, 상생 및 협력과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정책과제를 담고 있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SG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참여, 즉 다양한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UN PRI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GRI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 사회책임 국제표준인 ISO 26000에서 규정하고 있는 7대 핵심주제와도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특히, 이들 지침서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 이후 국제노동기구(ILO)협약, 기후변화협약,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유엔 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등 이제까지 나온 국제적 지침들을 포괄하고 있어서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 ESG 경영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ESG 경영이 환경,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저감, 탄소 중립 이슈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저탄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RE100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충당하자는 국제적인 캠페인이다. 기후변화의 위기 앞에 ESG 경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전환이 필요한데, 이런 이유로 RE100이 ESG 경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RE100은 2014년에 국제 비영리 단체인 더크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공동 개최한 <2014년 뉴욕 기후주간>에서 처음 발족했다.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래 일정 시점에 자신의 전력 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고 선언해야 하고, △공표한 계획대로 재생에너지 조달 및 충당을 실행해야 하며, △ 재생에너지로 조달한 전력량을 목표 대비 성과로 나타내어 주관기관에 보고하여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는 300개 이상 기업들이 RE100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 기업들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10여 개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거나 실천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경영’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ESG 경영이 특히 주목받게 된 이유는 ‘기후변화’에 먼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전략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RE100 은 최소한 전력분야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실현함으로써 ‘기후보호’를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앞으로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확대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자 방향이다. 이 중에서 태양광 발전은 시민의 참여로 소형, 중형, 대형을 가리지 않고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면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재생에너지원이다. 한번 설치하면 자동으로 발전되어서 더욱 유리하고, 전력계통에 연결하기도 쉽다. 일반시민들이 전력생산자가 되어 에너지 문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는 에너지 교육 및 환경 교육의 효과 또한 매우 크다.


기후변화 시대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처방전을 가지고 ESG 경영을 추진한다면 우리 사회는 지속적인 개선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황상규 (ISO 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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