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건축의 미래: 세계 최대 목재 건축물,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

이재덕·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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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건축의 미래: 세계 최대 목재 건축물,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

목조 건축계의 혁신

이재덕

120년 역사를 가진 건축 기업 '모엘벤(Moelven)'사가 노르웨이에 위치한 중부 브루먼달(Brumunddal)에 지은 미에스토르네는 건축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건물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2019년 완성된 이 건물은 높이 85.4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목조 건축물이다. (첫 번째는 미국의 86.6m 주상복합 건물 어센트) 미에스토르네는 'Mjøsa 호수의 탑’이라는 뜻으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Mjøsa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 18개 층에 33세대 아파트, 72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 업무시설은 물론 카페와 레스토랑까지 갖춘 복합시설이다.

 


사실 미에스토르네가 온전히 목재로만 지어진 건물은 아니다. 건물 상층부 7개 층은 바람에 의한 건물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목재 대신 콘크리트 슬래브로 구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조 건축물로 불리는 이유는 주요 구조에 목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주요 기둥과 보 등 핵심 구조물을 목재로 사용하는 경우 나머지 부분에 다른 자재를 사용하더라도 목조빌딩으로 인정한다. 목재 구조에 콘크리트 슬래브로 지어진 메이스토르네는 엄밀히 말하면 하이브리드 목조 건축이다. 일정 부분 콘크리트를 사용했더라도 고층 건물의 구조를 재단한 목재가 전부 지탱할 수는 없을 터, 이에 모엘벤사는 구조용 공학목재를 활용해 이를 해결했다.




목조의 잠재력

구조용 공학목재는 일반 목재의 구조적 성질을 개량해 만든 제품으로, 목재의 단점인 약한 강도와 내구성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 처리를 거친 목재를 말한다. 건축에서 주로 사용되는 공학목재는 직교적층목재(CLT,Cross Laminated Timber)와 집성재(글루렘, Glulam)로, 서로 다른 강도를 가진 층이 접착되어 있어 일반 목재보다 단단하고 가벼워 큰 힘을 받는 건축 구조용 재료로 많이 쓰인다. 곡선과 아치로도 제작이 가능하고, 건물의 크기에 따라 원하는 사이즈로 만들어 일정 부분에서 콘크리트나 강철을 대체할 정도다. 미에스토르네에도 이런 공학목재가 주요 구조재로 활용됐다. 미에스토르네에 쓰여진 혁신적인 기술은 목조 건축 산업에 있어서 나무가 지닌 잠재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미에스토르네에 사용된 목재는 대부분 타워 반경 50km 이내에 있는 숲에서 획득하고, 15km 내에 있는 제재소에서 제작됐다. 단순 비용 절감의 차원을 넘어 자재 이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에 지역의 기술을 적용해 사용한 것. 또한 건물 주변에는 친환경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마련되어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건축을 사업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 기업과 노르웨이의 숨은 노력에서 비롯됐다.



미에스토르네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건축 산업과 환경 보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고 있다. 이 건물은 나무의 아름다움과 혁신적인 기술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물로, 미래의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모범 사례로 여겨진다. 미에스토르네는 우리에게 환경을 생각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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